언론보도

4·3 진실전 '봄이 왐수다'...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려[오마이뉴스, 20210413]

작성자
제주43범국민위원회
작성일
2021-04-13 21:49
조회
45

4·3 진실전 '봄이 왐수다'...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려

"제주에 영구적인 해군기지 설치 환영" 이승만 관련 문서도 전시돼
21.04.13 16:03l최종 업데이트 21.04.13 16:03l박진우(local44)

경기아트센터와 수원시가 주최하고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주관하는 4·3의 진실전 '봄이 왐수다'가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경기아트센터 대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개막식에 참석해 "국가를 지키라고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을 죽인 국가 폭력에 대한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하며, 시효가 폐지돼야 공직자들이 공권력의 행사가 엄중한 것임을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권력이 국민에게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피해자들의 배상과 관련해서도 기획재정부의 소극적 입장을 겨낭한 듯 "재정 부담이 있더라도 배상을 해야 향후 국가 권력에 의해 개인이 피해 보는 일이 없다"며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의 발언은 전시장에 전시된 "제주도지구 계엄 선포에 관한 건"과 관계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민국 제정헌법 제64조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계엄을 선포한다'를 어기고 계엄법의 제정도 없이 1948년 11월 17일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을 선포한 이승만 대통령의 반헌법적인 의결과 이를 근거로 하여 제주도민을 야만적으로 학살한 군과 경찰 등 공권력의 불법성을 지적한 것. 

미국 측의 비밀 문서도 공개해서 전시해
전시장에 등장한 기록물에는 이승만씨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미국 관계자들에게 발언한 내용을 미군의 입장에서 기록한 보고서도 공개됐다. 1948년 5월 세월 소령에게 "이 박사는, 공산주의자들은 정상적인 법적 수단으로 다루어질 수 없으며, 합법적인 국가인 한국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이 저지른 살인을 용납하지 않을 것"(극동군사령부 선전․정보국 해리 B 세월 소령이 작성한 보고서, 48년 5월 7일-14일, RG 554, Entry 16 (A1), Box 10 문서)이라는 미군 문서와 드래퍼 차관과의 면담(1948년 3월 28일)에서 "한국 정부가 수립되면 한국인들은 매우 기꺼이 미국이 제주도에 영구적인 해군기지를 설치하도록 할 것을 확신한다"(R, 319, E. 154A, B. 22, P&O 091 Korea TS (Section 4) (Cases 16-30)라고 말했다는 문서도 전시됐다. 

주한미군사고문단장 로버츠 단장이 친일부역자 출신 채병덕 장군에게 보낸 1949년 1월 28일 자 편지에 "공산주의자들을 소탕 위한 대한민국 육군과 해군 명령서의 번역본을 받아 보았으며, 이러한 목적을 위해 제주로 한 개의 대대를 이동하겠다는 계획을 전달받았다. 이는 더할 나위 없이 매우 훌륭한 생각"(RG 554, Entry UD-UP109 BOX 4)이라는 문서도 공개하며 미국이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록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재건되기 전 주한미군사령부의 정보문서와 1949년 극동군사령부의 정보국 문서로 제주4·3평화재단이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NARA)에서 발굴한 문서다. 1948년과 1949년도에 주한미군이 생산한 비밀문서로 분류되어 비공개되어오다 비밀에서 해제된 4·3과 관련된 문서의 내용이다.

4·3 당시 가해 기관 중 하나인 경찰을 대표해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제주특별자치도 경찰청장을 역임 등 제주와의 인연을 설명하며 인사했다. 김 청장은 "제주경찰청장 취임 시 제주경찰청 마당에 있는 고 문형순 경찰서장의 흉상에 향을 피우고 인사를 드린 후 업무를 시작"했고, 임기 중에 "제주도에 있는 평안도 출신 공동묘지의 고 문형순 경찰서장의 묘지에 비석과 상석을 세우며,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정신을 계승하고 있으며, 지금의 경찰도 국민여러분과 늘 함께할 것"을 약속하였다. 

고 문형순 경찰서장은 평안도 출신이자,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여 항일 투쟁을 한 경찰이다. 제주4·3평화재단 전시장에는 4·3 당시 국방부의 제주민의 집단 학살 명령을 거부하여 생명을 구한 의인으로 소개되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정연순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4·3의 후유증과 연좌제로 섬 제주를 탈출하여 일본으로 밀항하는 등 지난 70여 년 동안 침묵으로 살아온 유가족의 고통을 위로하고, 정의를 세워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4·3특별법 개정에 힘을 실어준 경기도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아픔을 풀기 위한 전시회를 함께 해주신 관계기관에도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4·3당시 종교계의 피해자를 대표해 대한불교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교구장인 무소 허운 스님은 "제주어는 잘 이해해야 하는데, 오늘 주제인 '봄이 왐수다'는 완료형이 아니라 미래형으로, 4·3에 봄이 완전하지 않았음을 뜻하는 언어다. 4·3의 명예회복을 통해 봄이 올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며 4·3의 산적한 과제를 풀기 위해 경기도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청했다.

4·3 유가족을 대표해 제주에서 참석한 제주4·3희생자유족회 오임종 회장은 "73년 만에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 주시고, 눈물 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하며, "유가족들의 마음은 4·3을 통해 인권과 평화의 나라가 되돌고 후손들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4·3을 예술로 담아내다
4·3 당시 제주민의 주식량 작물이었던 보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든 이수진 작가가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작가는 4·3 발발부터 4·3 특별법 개정까지 70여 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완결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작품화했다. 

특히 작품에 사용한 소재인 보리, 흙, 동백잎과 동백꽃, 감귤 잎 등 제주의 4·3현장에서 직접 수집한 재료를 사용했다. 4·3의 아픔을 위무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4·3 유가족인 양동규 사진작가는 4·3의 학살부터 희생자들의 해원까지 4·3의 진실과 그동안 각계각층에서 이루어진 4·3 알리기의 과정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을 통해 이야기했다. 비극적인 현장 사진 대신 아름답지만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느껴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들로 전하는 그의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깊은 무게가 느껴졌다.

도자기 윤상길 작가는 전통 망댕이 장작가마에서 백분토와 조합토, 무유, 백유 등의 재료를 이용하여 제주라는 섬에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쫒기고, 숨고,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마음으로 작품들을 제작하여 숙연함을 느끼게 했다.

도록에 스토리텔링화한 이하진 이야기 작가는 소재와 특징이 다 다른 5명 작가의 작품들을 하나의 완결된 흐름으로 구성해 잘 모르는 이들도 이번 전시 도록을 통해 4·3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설치미술 정기엽 작가는 가습장치와 헤이즈머신, 빔프로젝터 등의 다양한 설치물을 이용해 4·3 당시 사라진 마을 중 한 곳인 제주시 해안마을 곤을동의 이야기를 담았다. 70여 년의 세월이 흐른 4·3의 역사를 오늘 이 순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 끝에 출렁거리는 안개 '속'을 통과하는 빛으로 표현하였다.

전시회 개막전후로 공연장에서는 제주4·3유가족으로 구성된 제주4·3평화합창단이 출연해 정가악회와 함께 4·3항쟁 73주년을 추념하는 공연을 통해 4·3특별법 전부개정을 축하하고, 4·3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18일 낮까지 진행되며, 4·3전문 해설사들이 직접 해설을 진행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진우 시민기자는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집행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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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35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