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금산사 ‘제주4.3 불교의 아픔’ 예술작품 전시회[불교신문, 20200904]

작성자
제주43범국민위원회
작성일
2020-09-07 23:32
조회
2

금산사 ‘제주4.3 불교의 아픔’ 예술작품 전시회

권태정 전북지사장 승인 2020.09.04 11:21 호수 3612 댓글 0페이스북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 주제…9월16일까지

조계종 제17교구본사 금산사(주지 일원스님)가 8월30일 경내 보제루에서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 주제의 작품 전시회 개막식을 가졌다. 이 행사에는 금산사 주지 일원스님과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행사 주최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은 “제주불교는 70여년 전 스님 16명과 사찰 35개소가 불타는 아픔을 겪으며, 제2의 무불(無佛)시대를 초래했다. 이 전시회는 이 야만적인 역사를 밝히고 또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다. 또 당시 죄지은 지옥 중생을 보살피고, 총질했던 자들의 두터운 업보를 용서하기 위함”이라고 전시취지를 밝혔다.

금산사 주지 일원스님은 “때마침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하고, 이와 함께 미래통합당에서도 4·3특별법 개정안 발의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러한 때에 개막하는 이번 전시회로 아주 시의적절하다. 아무쪼록 4·3의 진실을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제주4·3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종교 특히 불교와 관련한 공식 보고서는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주최 단체 등은 불교계의 숨겨진 피해 사실을 더 이상 묻어 두고 밝혀지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래서 이 진실을 전시회라는 방식으로 세상에 드러내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기획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직접 순례와 답사를 통해 비극적 사실들을 발굴했고, 이를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

해방 후 미국군사정권 아래에서 발생한 제주4.3사건으로, 수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희생됐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희생자는 북제주군 9589명 남제주군 4853명 등 1만4442명이며 아직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토벌대의 학살을 피해 사찰로 들어온 민간인들을 돌보다 스님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제주불교의 개혁의 중심에 섰던 열여섯 분의 스님들은 폭도라는 죄명으로 수장되거나 총살됐다. 그리고 서른다섯 사찰들은 불에 타서 초토화됐다. 피난을 가야 했던 사찰들은 불상과 탱화 등을 이운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훼불을 당해야만 했다. 이런 상처와 아픔을 감히 드러내지 못하고 제주불교는 숨죽여 지내왔다.

그동안 제주4.3과 그 속에서 있었던 불교계의 참상은 한 번도 제대로 드러난 적이 없었다. 그런 제주 4.3항쟁 당시 불교계의 참상을 처음으로 알리는, 아픔을 예술로 표현한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첫 전시회는 지난 5월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려 시민과 신도들의 호응을 얻었다. 8월에는 대구 리운 갤러리에 이어 전북 김제 금산사 보제루에서 열렸다. 9월에는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 육화당, 10월에는 강원도 평창 월정사 성보박물관 야외회랑, 11월에는 제주에서 열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 박진우 집행위원장은 “70여 년 전 한반도 최남단 섬 제주에서 있었던 야만스러운 역사가 특정 종교 세력이 개입되어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불교가 말살되고 제주민들이 최소 3만 명에서 최대 9만 명까지 희생됐다. 이번 전시는 이런 고통스러운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재발을 막는 교훈을 얻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고 전시취지를 밝혔다.

이번 순회전시에는 김계호(사진), 이수진(회화), 윤상길(도예) 작가가 참여했다.

4·3작품을 위해 제주로 귀농한 김계호 작가는 4.3 현장을 순례하며 기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는 “토벌대의 야만적인 탄압을 피해 흥룡사 경내 용장굴에 피신했던 제주민들의 고통을, 동굴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통해 암흑과 촛불로 부처님의 자비와 생명의 고귀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보리예술가로 알려진 이수진 작가는 ‘70여 년 전 제주의 주요 식량이었던 보리’의 줄기를 이용해 4.3의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4·3학살터에서 자라난 숨비기나무 열매로, 당시 공권력에 의해 불타서 사라진 마을에서 생명의 싹을 띄우고 자란 보릿대를 염색해서 작품을 만들었다.

윤상길 도예가는 억울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그는 “제주라는 섬에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쫓기고, 숨고, 죽임을 당한 넋을 위로하고 싶었다. 작업 전 기도와 명상을 통해 받은 영감을 토대로 중생구제가 화두였던 스님들의 ‘순교’ 등을 표현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전통 망댕이 장작가마에서 백분토와 조합토, 무유, 백유 등의 재료를 이용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한편 금산사의 현대사도 제주4.3과 작지 않은 인연을 갖고 있다. 금산사에서 1.5km 거리에 청련암이라는 암자가 있다. 이를 중창한 사람들이 대법화보살과 그 일행이다. 이들이 바로 제주4.3을 피해 온 불자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금산사 정화불사에도 적지 않은 힘을 보탰고, 출중한 수행자도 배출했다. 여러모로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 전시회가 금산사에서 열리는 것은 뜻도 있고 우연치 않은 일이기도 하다.

전시는 9월16일까지 이뤄진다.

이 행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 (사)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등이 주최했다. 후원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본사 금산사,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신도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 (재)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 등이 맡았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기사 원문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857